공연일시 : 2024년 5월 28일
공연장소 : 과천시민회관 소극장
축약된 오페라 여섯 편을 패키지로 판매하는 “오페라보러화요” 프로그램의 세번째 작품이다. 참고로 지난 달에는 “마술피리”가 공연되었었는데, 난해한 작품을 축약까지 해놓아 무슨 내용인지 제대로 이해할수가 없었다. 그래서 추후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영화 버전을 다시 확인해볼 생각이다.
본 오페라는 그림 형제의 동명의 유명한 동화를 바그너의 제자였던 훔퍼딩크가 오페라로 각색한 작품이다. 해설자가 말하기를 바그너라는 너무 탁월한 작곡가 바로 뒤이어서 훔퍼딩크가 나왔기 때문에 바그너의 빛에 가릴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확실히 훔퍼딩크란 이름은 난생 처음 듣는 이름이다.
원작 동화와의 차이가 좀 있는데, 원작에서는 계모이지만 오페라에서는 친모가 아이들을 학대하는 것으로 나온다. 원작에서는 계모가 아이들을 버리지만 본 작품에서는 친모가 아이들 보고 딸기를 따오라고 내쫒는다. 그리고 빵부스러기를 일부로 땅에 놓아두어 길을 찾는 장면같은 것이 빠져있다 (축약 버전인 본 공연에서만 빠진것일지도).
전체적으로 기독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작품인데, 과자집을 마구 먹다가 마녀에게 들키는 스토리는 “탐욕”이 악이며 이것을 경계하라는 기독교적 메세지를 우화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공연을 보다가 문득 두 남매가 이상스럽게 친해보인다는 생각이 들었고(둘이 뽀뽀도 하고 밤에 숲속으로 들어갔다가 아침에 나온다), 나는 혹시 이 작품이 근친간의 애정을 은밀히 그린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상상이 떠올랐다. 집에돌아와 조사해보니 음란마귀에 씌여서 나같은 상상을 하는 사람들이 국내외를 불문하고 의외로 많이 있었다.
대강 검토를 한 결과 근친물이라는 근거는 찾을수가 없었다. 일단은 음란마귀에 씌인 나의 착각이란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는데, 정확한 것은 당대의 남매관계가 평균적으로 어느정도로 친했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것 같다. 현대의 찐남매 관계 밈때문에 헨젤과 그레텔이 이상스럽게 친해보이는것일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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