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바론이 그린, 애니메이션 <로봇 드림>의 원작인 그래픽 노블이다. 절판되었던 책이 올해 영화 개봉과 함께 재출간된 것인데, 영화처럼 이 책도 대사가 없는 무성극이라 분량은 꽤 되지만 10분정도면 금방 볼 수 있다. 먼저 영화를 본 후에 많이 재미있었다면 일종의 굿즈 개념으로 사면 좋을 책인것 같다. 이 글에서는 영화와 책의 차이점에 대해서만 간략히 다뤄보고자 한다.
먼저 전체적으로는 원작인 책보다 영화가 작품성 측면에서도, 재미 측면에서도 훨씬 뛰어나다 (영화 리뷰 링크). 그러나 책은 책 나름의 개성이 있으므로 두 작품 모두 감상할만한 가치가 있다.
전체적으로 핵심 줄거리는 책과 영화가 동일한데, 사건의 순서가 약간씩 바뀐 부분이 있다. 그리고 영화에서의 눈사람과 볼링을 하는 사건이 책에서는 없고, 반대로 책에서는 개미핥기와 함께 노는 사건이 있으나 영화에는 빠져있다. 영화의 전반부에서는 강아지의 외로움이 자세히 묘사가 되지만 책에서는 이 부분이 통채로 빠져있어 전체적으로 감동의 임팩트가 좀 약한 편이다.
사건의 구체적인 묘사도 약간씩 다른데, 책에서는 강아지와 로봇이 <천공의 성 라퓨타>를 감상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영화에서는 <오즈의 마법사>를 본다. 아마도 라이센스 문제인 것 같은데(오즈의 마법사는 퍼블릭 도메인 작품이다), 영화에서는 이 오즈의 마법사를 모티브로 나중에 로봇이 뮤지컬 스타일의 꿈을 꾸는 명장면이 연출되어 오히려 더 낫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리고 영화는 의도적으로 1980년대의 복고풍 스타일로 연출을 하였는데, 책은 딱히 그러한 시대적 개성을 살리지는 않았고 아마도 200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영화의 감독이 스페인 출신이라 영화에는 스페인적인 아이템들을 살짝 집어 넣었지만 책의 저자는 미국인이라 당연히 이러한 부분이 빠져있다.
영화에서는 노래 “September”가 중요한 상징으로 사용이 되지만, 책은 소리가 나지 않으니 당연히 이러한 연출은 불가능하겠고, 다만 결론부분에서 영화와 비슷하게 노래가 소재로 사용되기는 한다. 그리고 책과 영화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 바로 책은 “우정”을 그리고 있지만, 영화는 “사랑”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작품의 주제와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지게 된다.
그림체는 영화가 책보다 훨씬 매끄럽게 다듬어진 형태다. 그래도 책의 그림들도 그것 나름의 자연스러운 맛이 있어서 천천히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도 충분히 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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