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핸드헬드가 주는 현장감을 잘 활용한 장면으로, 적당히 흔들리는 프레임이 소란한 공간과 그속의 군중들을 잘 느껴지게 만들어 준다.
#2
영상 초반부에서 자살충동을 겪는 남자를 시니컬하게 외면한 우디 앨런은 이 남자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남자가 말한 충동의 내용과 동일한 상황을 겪게 된다. 본 코미디 씬은 “등장인물의 곤경”을 코미디적 요소로 사용하고 있는데, 무작정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곤경에 처한다고 그것이 코미디가 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곤경 이외에도 몇가지 요소가 추가적으로 필요한데, 먼저 곤경이 등장인물 스스로 유발된 것이어야 하며, 어쨌든 곤경의 결과가 아주 끔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객의 기대가 있어야 한다. 본 장면에서는 추가적으로 영상 초반에 우디 앨런의 코믹하면서도 시니컬한 대사(지구로 돌아간다)와 태도가 삽입되었고, 후반에는 우디 앨런의 코믹한 표정 연기를 집어넣었다. 이같은 추가적인 장치도 코믹함을 가중시켜준다.
#3
평범한 익스트림 롱 샷과 달리, 주 피사체인 인물들 옆으로 압도적으로 거대한 건축물이 존재한다. 주 피사체와 보조 피사체의 대조를 통해 원근감을 살리고 영상 미학적인 가치를 높인 씬이다.
#4
본 영화의 마지막인 우디 앨런의 회상 씬은 영화 역사에 남을 만한 명장면인데, 여기에는 작품 내내 시니컬한 코미디풍의 무드로 진행을 하다가 마지막 몇분을 통하여 대단히 감상적인 여운을 남기는 무드로 성공적인 급전환을 실현하고 있다는 점에 특이점이 있다. 어떻게 이러한 분위기의 전환이 가능한 것일까?
먼저 영상의 초반에는 극중극 형태로 영화속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리허설이 시행된다. 사실 이 영화 자체가 감독인 우디 앨런의 자전적인 이야기이므로 여기서는 3중의 극중극 구조가 있는 것이다. 즉, “현실세계 속 우디 앨런의 이야기 – 영화속 우디 앨런의 이야기 – 영화속의 연극속의 우디 앨런의 이야기”의 형태를 띈다. 이렇게 중첩된 구조는 관객에게 본 이야기가 “진솔하다”는 심상을 아주 강하게 전달하는데, 심지어 여기서 감독 우디 앨런은 과감하게 이른바 “제4의 벽”을 깨뜨려 영화속 우디 앨런으로 하여금 관객과 직접 대화하게 시도한다. 이것도 이 이야기가 “진솔한 것”임을 강조해주어 전달하는 장치이다.
이어서 영화 내내 벌어졌던 스토리들을 담은 짧은 쇼트들을 연이어 보여주는 회상씬이 등장하는데, 이것은 영화의 진행을 감상적으로 전환하는 시도이며, 곧바로 유명한 “계란 대사”가 이어진다. 이 계란 대사는 그 자체가 코믹함을 담고 있으므로 작품 내내 보여줬던 우디 앨런의 코믹하고 시니컬한 캐릭터성과 일관성을 갖는다. 다시 말해 주인공의 기본적인 캐릭터는 깨지 않으면서 동시에 전환된 무드와 적당히 어울리는 조화를 실현하며 진솔한 사랑의 감정을 전달 시켜주는 장치이다.
아울러 배경으로 깔리고 있는 음악도 영상의 내용에 걸맞게 적절하게 선곡이되어 분위기를 돋구어 준다. 특히 음악의 끝과 영상의 끝이 완벽히 조화와 함께 맺음을 이루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이같은 여러 장치들의 결합과 조화로서 아주 짧은 시간만에 성공적으로 무드를 전환하고 있으며, 대조적인 두 무드의 충돌로 마지막 씬의 감상적인 심상이 관객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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