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올 한해, 내가 재미있게 본 영화 8편을 소개한다. 10편을 소개하고 싶었지만 영화들을 많이 보지 못하여 양을 채우지 못하였다.
이맘때쯤 영화 잡지나 영화 평론가 등등이 소위 말하는 1년동안의 “베스트 영화”들의 서열을 정하여 소개하곤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러한 작업들을 굉장히 신기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베스트”들은 암묵적으로 “객관적”인 예술성의 정도에 따르는것 같은데, 이같은 객관적 작업을 위해서는 반드시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선정자들이 딱히 이러한 기준을 밝히는 것 같지는 않다. 대강 머릿속으로 어림짐작하여도 서열을 척척 정해서 정확히 늘어놓을수 있다는 말이니 내눈에는 마냥 신기할수밖에.
여담으로 이는 영화계에서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는 별점평 문제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문제인데, 이와 관련하여 일전에 내가 쓴 글을 첨부한다 : 영화 별점평 반대론 링크(외부사이트)
본론으로 돌아와 아래는 올 한해 내가 본 영화들중에서 내가 “가장 지루하지 않게 재밌게 본 영화들”을 뽑은 것이다. 따라서 예술성같은 것과는 관계가 없고(말 그대로 예술성이 높을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고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순전히 내 취향만이 고려된 것이다. 그리고 2023년에 개봉한 작품이 아니라, 내가 올해 관람한 작품을 뽑은것이다. 일단 재미에 따라 뽑은후, 각 작품의 의미를 나름대로 덧붙여 보았다.
2023년 내가 재미있게 본 영화들
각 작품은 무순위로 나열한 것임.
춘몽
장률 감독의 영화로 흑백 촬영의 아름다움을 잘 살렸다. 그의 꿈 연작 시리즈중 하나인데, 이 시리즈 중에서는 제일 괜찮은 작품인 것 같다.한예리의 연기도 훌륭하고, 남성 연기자들의 바보 연기도 볼만하다.
우연과 상상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영화로 단편 몇개를 엮은 옴니버스 영화이다. 문학상을 받는 교수이야기가 제일 재밌었는데, 여기서 등장하는 소재를 내가 예전에 생각해본적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
미션임파서블 데드레코닝 파트 원
지루하다는 평이 있던데 나는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재미있게 봤다. 마지막 열차씬의 긴장감이 대단하다. 이번 편에서는 독특하게 유머 코드가 살짝 들어갔는데 크게 웃기지는 않은것 같다. 탐 크루즈의 연륜을 굳이 가리지 않고 조금은 힘겨운 액션을 통해 보여주는데, 이것이 오히려 좋았던것 같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홍상수 감독의 초기작인데 뒤늦게 보았다. 이 작품은 동 감독의 “우리의 하루”처럼 홍상수 본인의 철학을 일일히 친절하게 말로 설명해주는 작품이다. 그래서 사실 작품성은 조금 떨어진다고 볼수도 있겠지만 직접적으로 그의 생각을 알수 있으니 나는 재미있었다. 이 작품과 위 우리의 하루, 그리고 “하하하”, 세 작품이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처음보는 이를 위한 입문작으로서 권할만한 작품들인 것 같다.
철도원
예전에 보았었던 작품인데, 다시 한번 보았다. 생각보다는 신파스러움이 덜하여 볼만하다. 나는 눈을 좋아하는데 눈이 많이 나오는 점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이 작품의 리뷰는 여기를 참고 : 철도원 리뷰 링크
아름다운 결혼
에릭 로메르 감독의 잔잔한 코미디 영화이다. 은근히 이 분이 코미디적 감각이 있으신것 같다. 프랑스 소도시를 구경할수도 있고 그럭저럭 재미있는 작품이다.
샬롯의 거미줄
귀여운 아기돼지와 다코타 패닝의 어린시절의 모습을 볼수 있는 작품이다. 단순한 애들 영화라고 취급할수 없는 것이, 주제도 상당히 심오하고 마지막 부분도 상당히 감동적이다.
이 작품의 리뷰는 여기를 참고 : 샬롯의 거미줄 리뷰 링크
첨밀밀
내가 좋아하는 홍콩과 장만옥이 나온다. 큰 기대없이 본 작품인데, 상당히 좋은 작품이다. 음악도 좋고 영상미도 상당하다. 차안에탄 장만옥과 여명이 뽀뽀할까 말까 망설이는 장면의 연출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너무 많은것을 풀어놓으려는 욕심이 살짝 보이기는 하나, 그래도 이정도면 제법 잘 수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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