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앙리 파브르의 저작, “파브르 곤충기”는 탁월한 관찰력으로 곤충의 세계를 치밀하게 묘사한 작품인데, 과학적 가치와 더불어 그 표현의 뛰어남과 인간의 삶에 주는 통찰 덕분에 문학적 가치도 아울러 가지고 있는 대작이다.
이 책의 가장 유명한 이야기인 “왕쇠똥구리” 편에서 파브르는 오페라 Galathee의 한구절을 인용하며 자신이 관찰한 곤충으로 부터 받은 인상을 표현한다. 다음은 해당 부분 원문이다 (올재판 1권, 61-62페이지, 볼드체는 필자가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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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쇠똥구리가 아주 운좋게 정직한 짝을 만났다고 하자. 또는 더욱 운좋은것은 청하지도 않은 짝을 길가에서 마주치지 않았다고 하자. 땅굴 속은 벌써 준비가 다 되었다. 보통은 모래터 안의 흙더미 속인데 그리 깊지 않으며 주먹만한 크기다. 쇠똥 구슬이 겨우 통과할 만한 짧은 통로로 바깥으로 통한다. 식량을 나누기에 충분하다. 음식물을 창고에 넣으면 집 출구를 꼭 막고 그안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다. 출입구가 닫히면 밖에서는 식량 창고라는 것이 드러나지 않는다. 지금이야말로 태평연월이다. 모든것이 일생중에서 최고다. 식탁위 에는 진수성찬이 가득 놓여 있다. 천장은 태양의 뜨거운 열을 부드럽게 해주고 아늑하고 촉촉할 따름이다. 고요함과 어둠속에 귀뚜라미의 합창이 들려오고 만사는 위의 분위기를 도와준다. 나는 환상속에서 그 집 입구에서 오페라 갈라테Galathee의 유명한 노래의 일절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야, 내 주위에서는 만물이 떠들썩한데 나는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Ah! qu’il est doux de ne rien faire,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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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은 작곡가 빅토리 마스 (Vitor Masse)가 작곡한 것인데, 1852년에 초연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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